처음은 아니지만 동그라미가 기차 표를 예매한 것으로 나를 놀래킬 때 나는 너무나 감동을 받고 벅차다. 멀리 있어서 항상 보고 싶지만, 보고 싶다고 할 때마다 나를 위해 달려 와주는 동그라미가 있어서 나는 행복하다. 저녁 610분 쯤 도착한다고 하는 동그라미를 위해 수업이 끝나고 쏘카를 빌려 대전역으로 향했다. 퇴근 시간이라 길이 막혔고, 기차 도착 시간을 얼마 남기지 않고 나는 주차장에 도착했다. 헐레벌떡 대전역에 있는 성심당으로 갔으나 동그라미가 먹고 싶다던 바닐라라떼가 없었다. 얼른 뛰어 내려가 근처 빽다방으로 향했다. 바닐라라떼를 시켰고, 3분 정도만에 나왔다. 그걸 들고 다시 지하 상가로 가는 계단으로 뛰었다. 다행이 늦지 않게 도착했고, 동그라미를 맞이할 수 있었다. 동그라미를 데리고 오는 길에, 업데이트되지 않은 네비게이션 탓에 도로를 잘못 들었다. 사고는 나지 않았고, 무사히 집에 도착했다. 차량을 반납하고 우리는 일미 닭갈비에 갔다. 먹고 싶다던 음식에 포함되어 있는 메뉴였다. 닭갈비를 배부르게 먹고 매번 가는 코스로 학교를 한 바퀴 돌아 내가 사는 자취방으로 향했다. 그날 밤은 길었다.

늦은 아침 일어난 우리는 외출 준비를 하고 나와 순대국밥을 먹기로 했다. 원조 할머니 순대국밥에 갔으나 점심시간대에 사람이 많아 참맛 국밥집으로 향했다. 원래 가려던 곳보다는 맛이 덜했지만, 동그라미는 맛있게 먹어주었다. 함께 식사를 한다는 건 행복한 일이다.

내가 봉사활동을 가는 길을 동그라미는 함께 해주었다. 내 일상에 그녀가 함께 해준다는 일이 얼마나 행복한지 모른다. 동그라미는 나를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으로 만들어 준다. 나도 동그라미에게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내가 있음으로써 동그라미가 행복했으면 좋겠다. 행복이 어떤 감정인지는 나도 아직 정의할 수 없다. 하지만 일순간 행복하다고 느낄 때가 있으니, 그런 감정을 동그라미에게도 주고 싶다.

내가 봉사활동을 하는 동안 동그라미는 한남대 북문 스타벅스에 가서 88년생 김지영을 봤다. 동그라미는 책 읽는 것이 취미이다. 동그라미의 독서량은 어마어마하다. 책을 읽는 속도도 빠르다. 그 책을 한 시간 반 만에 다 읽었다고 한다. 아무리 쉽게 읽히는 책이라고 하더라도 그렇게 빠르게 읽기는 쉽지 않은데.

봉사를 마치고 나오자 동그라미는 근처에서 길고양이들에게 츄르를 주고 있었다. 동그라미를 겁내지 않던 고양이들은 옆에 내가 오자 겁을 냈다. 내 섬세하지 못한 행동들이 고양이를 도망가게 만들었다. 한 녀석이 도망가지 않고 다가와 츄르를 먹었다. 너무 귀여웠다.

우리는 돌아오는 길에 타슈 자전거를 봤다. 동그라미는 그걸 타고 함께 엑스포다리 근처에 놀러 가고 싶다고 했다. 나는 그러자고 했고, 동그라미의 알바 시간대가 C조로 편성되었다. 금요일 밤까지 함께할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행복했다. 우여곡절 끝에 타슈를 빌린 우리는 기쁜 표정으로 자전거를 타기 시작했다. 자전거의 성능은 썩 좋지 않았지만, 그런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가는 길에 맥도날드에 들러 아아 한 잔과 아이스크림을 샀다. 자전거를 인식하지 않는 맥드라이브에서 나와 동그라미가 매장에서 주문을 해왔다. 맛있었다. 그리고 그걸 먹는 동그라미는 귀여웠다.

오랜만에 자전거를 타는 기분은 정말 좋았다. 그런 상쾌함을 느껴본 지가 정말 오래 되었고, 또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니 행복했다. 동그라미와 함께면 뭐든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달리는 내내 했다. 한밭수목원에 도착하니 과학을 주제로 한 축제 기간이라고 하여 푸드트럭이 즐비하게 있었다. 그 중 아직 폐점을 하지 않은 곳에 가서 떡볶이를 먹으려 했으나 음식이 모두 다 팔리고 없었다. 인심 좋은 사장님께서 어묵 국물을 주셨다. 따뜻하고 맛있었다. 동그라미 주변에는 좋은 사람이 늘 뒤따른다. 동그라미는 좋은 기운을 내는 사람이다. 마침 걷기대회 비슷한 걸 하는 무리들이 지나갔는데, 그 단체에서 나눠주는 풍선을 동그라미는 너무나도 갖고 싶어 했다. 들뜬 마음으로 사진을 찍고, 우리는 택시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우리는 돌아와 이터널 선샤인을 함께 보기로 했다. 그러나 내가 너무 피곤했던 나머지 잠이 들 것 같아 10분만 자고 다시 일어나서 영화를 보겠노라고 하고 잠이 들었는데, 일어나니 동그라미는 이미 잘 준비를 하고 있었다. 나를 위해 영화를 포기하고 그냥 잠을 자기로 한 것이다. 잠이 쏟아지는 와중에 너무나도 미안한 감정이 들었다.

토요일 아침, 동그라미는 버스를 타고 부산으로 내려가 바로 출근했다. (임시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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