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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잠깐만, 회사좀 관두고 올게>









*스포 있음


오랜만에 보는 일본 영화다. 일본 영화를 마지막으로 본 건 <두더지>였는데, 적잖은 충격을 받았었다. (지금은 그렇지도 않지만)한국인은 크게 관심 없는 원전 사고에 대한 내용을 일본인 피해자들의 입장에서 그린 영화였는데, 폐허 속에서도 꽃을 피우려고 하는 처절한 10대들과 그들을 바라보는 어른들의 서로 다른 시선이 흥미롭고 감동적이었다. 이 영화도 배경 사건이나 인물 관계는 다르지만 크게 보아 같은 맥락이라고 느껴진다.


이 영화의 중심 인물은 회사원 타케시, 그가 지하철에서 자살하려는 것을 막으면서 인연을 맺는 야마모토이다. 타케시는 회사에서 영업사원으로 일하는데, 적성은 고려하지 않고 정규직 취업만을 고려하여 입사를 선택한다. 때문에 그는 회사 생활 내내 부장에게 욕설을 듣고, 발길질을 당하며, 다른 사원들에게 사과하기까지 한다. 그와 달리 같은 회사 사원 이가라시는 업무 능력도 월등히 높고 영업 성공률도 높다. 이러한 생활에 지친 타케시가 삶에 대한 의욕을 잃고 퇴근 후 집으로 가는 지하철 선로에 떨어져 자살하려는 찰나, 그의 어린 시절 친구임을 주장하는 야마모토가 그의 몸을 잡아 그의 자살을 막는다. 그렇게 그 둘의 인연은 시작된다.


이 영화가 야마모토를 통해 처음부터 끝까지 이야기하는 것은 잊고 있었던 익숙한 것들에 대한 환기지금 나 자신의 행복이다. 야마모토에겐 형 이 있었다. 그는 타카시와 같은 회사원이었고, 꿈을 이루기 위해 잠시 몸을 담고 있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회사 생활이 만만치 않았던 그는 회사 건물 옥상에서 투신 자살을 한다. 가족의 자살이라는 아픔이 있었기 때문에 야마모토는 타카시가 같은 이유로 자살하려는 낌새를 알아채고 그를 구한 게 아닐까 싶다. 여담으로 영화가 진행될 수록 타케시는 잘생겨지고, 야마모토에겐 연민이 느껴진다(개인적인 감상 ^_^)


영화에 클리셰가 많이 등장하긴 하지만 이제 곧 스물 넷이 되는 나에겐 인생의 방향을 잡는 데 도움이 될 만한 내용으로 충분한 영화다. 다니던 대학의 학과가 도무지 비전이 보이지 않아 새로운 진로를 찾기 위해 휴학을 한 상태인데, 지금 내 입장과 상황에서 앞으로 나아갈 방향성을 제시해주었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싶은 영화다. 별점 10점 만점에 7.5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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