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가을부터 다시 학교에 다닌다. 국어교육과에 다니지만 국어 선생님에의 뜻을 포기한지 이미 오래다. 삼 개월에 삼백만 원이 넘는 돈을 내고 다니려니 정말 짜증나지만, 그 안에서 내가 얻을 수 있는 실속이 무엇인가 고민했다. 작년 수능이 끝나고 난 사서직 공무원이 되고 싶었다. 해서 2학기를 마치고 3학년이 될 때 문헌정보학과로 전과를 하거나 부전공을 하려고 했다. 하지만 사서직 공무원도 국어과 중등 임용과 같이 하늘의 별따기였다. 

  지금은 영어 공부를 하고 싶다. 국어국문학과로 전과를 하거나, 교직을 포기하고 남는 학점과 시간으로 영어 공부를 하고 싶다. 영어 과목을 수강하고 싶다. 대학 졸업하기 전까지 공무원이 되지 못하면 어떤 삶을 살게 될지 아직 모른다. 예전 고삼때 수능이 망하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고민했던 것과 비슷하다. 지금 생각하면 그 고민이 쓸 데 없는 고민이지만, 그 당시엔 심각한 것이었고 당시 내 인생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었다. 

  무슨 말을 하는거지.. 항상 일기를 써야지 하고 컴퓨터 앞에 앉으면 머릿속 정리가 안된다. 잠이나 자자.

반응형
반응형

  공무원 공부를 시작한지 5개월이 되었다. 3월 초부터 시작해 7월이 된 지금, 2019를 대비하지만 아직 대부분의 과목에서 강의가 시작되지 않았었다. 그래서 2018용 강의를 들으며 공부를 했다. 어차피 큰 틀은 바뀌지 않고, 제일 변화가 있는 건 기출문제집이라고 생각해 개념 강의를 회독하는 식으로 공부했다. 그리고 6월 중순, 모든 과목의 1회독이 끝났다. 국어는 한자를 포함하여 1회독을 했고, 영어는 구문을 먼저 잡고 단어를 병행하면서 문법을 수강했다. 한국사는 전한길 선생님 커리큘럼을 그대로 따라갔고, 행정학은 신용한 선생님의 강좌를 수강했다. 사회는 민준호.

공단기 프리패스 6개월짜리에 친구추천을 해 7개월동안 사용 가능하다. 이제 약 80일정도 남았다. 시간이 정말 빠르다고 느낀다. 고등학교 동창들이 서서히 취직을 하고, 여자친구를 사귀니 나도 사실 조급해졌다. 취업을 하고 싶다. 너무너무 하고 싶다. 휴학을 하면서 필요한 돈은 재택 알바로 마련해왔다. 네이버 블로그 하나를 희생해 포스팅 아르바이트를 했었다. 한 달에 60만원에서 80만원까지 벌었다. 나에게 큰 힘이 되는 수입원이었다. 애드포스트에서 또한 한 달이 5만원 정도 수입을 가져다 주었다. 

3일 전, 네이버 블로그가 저품질에 걸렸다. 암담했다. 사실 이 일을 이렇게 길게 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인터넷에 검색해봤을 때 다들 한 달에서 두 달 사이에 끝난다고, 그래서 나도 60만원 정도만 벌어도 정말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해서 시작한 일이었다. 1월 말부터 시작한 이 일이 6개월 째가 되니, 내 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일이 되었다. 원고를 옮겨 적고, 사진을 업로드하고, 마치 내가 쓴 글인 양 검색노출을 위해 키워드를 반복시키는 게 양심적인 일은 아니었다. 그래도 내 상황에서 가능한 정말 효율적인 일이었다. 

블로그를 다시 살릴 생각은 별로 없다. 아예 희망을 저버린 건 아니기에, 올렸었던 포스트들에서 저품질에 걸릴 만한 키워드를 지우고 반복되는 단어를 수정했다. 제목도 자극적이지 않게 바꾸고, 업체 링크는 사진에 걸어 눈에 띄지 않게 했다. 절망적이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인 것이다.

하루 4천 명이 조금 안되게 들어오다가, 갑자기 300명에서 400명으로 뚝 떨어지고, 내가 1~5위를 차지하고 있던 포스트들이 10페이지 아래로 떨어지는 걸 눈으로 봤다. 저품질이라는 건 없다고 네이버 측에서 공식적으로 밝혔지만, 있다. 분명히 있다. 그리고 해결책은 사실상 없다. 어떻게 하면 탈출이 되었더라, 는 사례는 있지만 정설은 아니기 때문이다. 전부 운인 것이다. 네이버에서 알고리즘을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는 한 해결되지 않을 문제다.

그래서 나는 다시 티스토리를 시작하려 한다. 어찌 되었든 내가 가장 애착을 가지고 있는 블로그였고, 더러운 포스트는 절대 하지 않기로 약속했던 곳이니까. 얼마 전 썸녀에게 까이고 장마까지 시작되어 악재가 겹쳤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침대에서 나오기가 싫었다. 이대로 죽어버렸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었다. 살아가는 이유를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다시 모니터 앞에 앉은 건,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일어서보려고 발버둥을 친다. 

"멈추지 말고, 몸부림 치며 기어가"

내가 좋아하는 쏜애플의 '시퍼런 밤'이라는 노래 가사다. 어떻게든 몸부림치며 기어가보자. 죽으라는 법은 없다고 하니까.

반응형
반응형

그런거지 뭐,

'다 그러고 사는 거야'라고 하기엔 내가 보아온 가난해도 행복한 사람이 너무 많다.

내 의지로 이 길을 선택했다고 하더라도

어쩔 수 없었다고 한다면 믿어줄 사람이 몇이나 될까.

살기 좋은 나라인 건 맞다. 지금도 자취방에서 컴퓨터와 휴대폰 하나로 모든 걸 해결한다.

재택 알바로 육체 노동도 없이 돈을 벌고 있다.

그래도, 나는 이 생활이 싫다.

남들과 비교해서 그렇다는 게 아니라, 내 생활만 놓고 보아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거다.

내 나이가 가장 혼란스럽고, 방황하고, 불안정한 시기라고들 한다.

가식이다. 온통 가식 뿐이다. 입에 발린 말로 마이크 들고 설쳐 대면서, 뭐라도 되는 것마냥

자신이 모든 사람의 인생을 책임져 줄 것마냥 떠들어댄다.

하지만 그의 말을 믿고 따라했다가 실패한다고 해도, 그에게는 어떠한 책임도 없다.

성공에 이르지 못한 개인의 노력이 부족했다고 하겠지.

태어나서부터 너무 가난해서, 사채를 써야만 하는 상황이었다면

왜 열심히 일해서 돈을 벌지 않았느냐고 그 사람을 탓할 수 있을까?

노력해서 성공한 사람도 있지만,

노력해도 안되는 상황에 있는 사람도 많다.

어버이날에 부모님께 쓸 편지 문구 하나 생각해내지 못해 검색질을 해

'어버이날 문구'를 실검에까지 올리는 사람들이

다른 사람의 인생에는 "답"을 참 잘들 내놓는단 말이지.

좆같게시리.




반응형
반응형



치킨이 오는 동안 넋두리.

토요일이라고 다를 것도 없는데 집중이 잘 안된다. 저녁 메뉴를 고민하다 치킨을 시켰다. 휴학을 하고 나서 계속 집에만 있게 되는데, 본가도 아니고 자취방이다보니 하루 종일 한 평짜리 방 안에 틀어박혀 있다. 대화를 안 하니 자신감이 없어진다. 내가 갑이고 잘못이 없음에도 소심해진다. 겉으로 보기엔 아무 문제 없지만, 속은 이미 썩을대로 썩었기 때문이리라.

작년 2학기엔 사범대졸로 교사를 할 수 없을 것같은 지레 겁먹음에, 수능을 다시 쳐서 교대를 가려고 휴학을 했다. 지금 생각하면 참 건방지다. 교대라고 쉬울거라 생각했던 걸까. 결과는 실패였지만 다시 돌아가긴 싫었다. 교대에 실패한 이후로 교사의 꿈을 접었기 때문이었다.

수능 끝나고 코노 알바를 잠시 하다 공무원을 꿈꿨다. 해서 휴학을 한 학기 연장하고 공시생이 되었다. 직렬을 가릴 처지는 아니지만, 전과가 된다면 사서직을 하고 싶다. 그게 아니라면 강화군같은 섬마을에서 여유롭게 생활하고 싶다. 거기가 여유로운 진 모르겠지만.

외국 여행을 가면 항상 현지의 여유가 느껴진다. 내 여유로움이 아니라, 현지인들의 여유로움. 우리나라는 아마 지구상 모든 나라 중 제일 바쁜 나라일 것이다. 하지만 나는 돈 좀 덜 벌어도 여유로운 한국인이고 싶다. 공시가 내 인생 마지막 시험이 되길 간절히 바란다. 치킨이 왔으니 먹고 하자 ㅎㅎ



반응형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