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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스포주의


  외박 나온 군인 친구와 군할인으로 영화를 봤다. 제목은 '신과 함께'. 오랜만에 눈물나게 하는 영화를 봤다. 이정도로 감동을 줄 줄은 몰랐는데, 기대 이상으로 잘 만들어진 영화라고 생각한다. 이 작품은 웹툰 원작이다. 원작을 보지 않아서 느낌을 얼마나 살렸는지 알 수는 없지만, 영화 자체만을 놓고 볼 때 올해의 대미를 장식할 만한 영화로 손색 없다. 이 영화는 소방관인 주인공(차태현)이 구조 활동 중 사망하여 저승에서 죗값을 심판 받는 과정을 담고 있다. 그는 소방관으로 활동하면서 자신이 행했던 희생이나 봉사 정신을 이유로 '귀인'이라는 호칭이 붙는다. 웹툰 원작의 내용을 자세히는 모르지만, 원작에는 주인공의 직업이 소방관이 아니라 평범한 회사원이라고 한다. 때문에 원작에서 독자들이 공감을 더 얻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영화 내에서는 한국식 신파와 클리셰가 매우 많이 등장한다. 이 부분에 대해 관객들의 반응이 상반된다. 감동적이었거나, 뻔하고 지루했거나. 나는 전자의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그 이유는 원작을 보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내가 만약 원작을 본 상태로 이 영화를 봤다면 보다 낮은 점수를 주었을 것이다. 여담으로 영화에서 등장하는 '악귀'역할을 맡은 배우를 어디서 봤나 싶었는데, 이 영화의 감독인 김용화 감독의 전작 <국가대표>에 나왔던 배우였다. 

  차태현의 연기력을 문제 삼던 관객들도 꽤나 많다. 하지만 난 딱히 부자연스럽다거나 연기를 못한다는 느낌을 받진 못했다. 역할 이야기가 나오니 생각난 것인데, 하정우의 역할과 주지훈의 역할이 무엇이 다른지 잘 이해되지 않았다. 김향기는 재판의 내용을 미리 살펴볼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지만, 나머지 두 사자의 역할이 명확히 다르지 않으니 굳이 두 사람이나 필요할까 라는 생각도 들었다. 주지훈은 하정우가 이승에 내려가 일처리를 하는 동안 차태현을 계속 데리고 다니는, 보충인력 정도로 느껴졌다.

  이승과 저승이라는 주제를 삼은 데에서 드라마 <도깨비>가 많이 오버랩됐다. 저승사자들이 본인들의 과거를 기억하지 못한다는 설정이나, 이승의 일에 개입해서는 안된다는 내용 등이 많이 겹쳐 고개를 끄덕거리게 만들었다. 이것 또한 누군가에겐 뻔한 내용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액션씬과 CG는 정말 훌륭한 편인데, 마블 영화를 보는 듯한 짜릿함과 스릴감을 느꼈다. 특히 하정우가 악귀를 쫓는 장면에서 '영화관은 이맛에 오는 거지.'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스파이더맨의 샌드맨 빌런을 떠오르게 하는 군부대에서의 액션씬 또한 나름 괜찮았다. 

평점은 10점 만점에 8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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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 약간 있음

  

  오랜만에 영화관에서 영화를 봤다. 영화관에서 영화를 본 건 <컨저링2> 이후로 처음이었다. 의경에서 군복무 중인 친구 덕에 6천원에 관람할 수 있었지만, 현장 발권이라 자리가 없어 맨 앞 줄 A열에서 볼 수밖에 없었다. A열은 처음이라 '앞에 사람도 없고, 반 누운 자세로 보면 되지 않을까'생각했었는데, 오산이었다. 고개가 너무 아팠다. 혹시라도 영화를 보려는데 맨 앞자리밖에 선택권이 없다면, 다음 타임이나 다른 영화를 보는 것을 추천한다.


  영화의 전개는 긴장과 이완을 균일하게 반복하면서 관객의 집중을 유도한다. 나는 영화를 보면서 음료를 마시면 중간에 화장실을 꼭 가게 되는 탓에 웬만하면 음료를 마시지 않지만, 이번엔 친구들과 함께 구입한 콜라가 있어서 조금씩 마시다보니 화장실이 급해졌다. 알면서도 왜 그러는걸까. 여튼 영화 분위기가 이완되는 부분에서 나는 다소 지루하다고 느껴져 화장실에 다녀왔다. 재미 없는 부분일 때 화장실에 다녀오는 것도 좋은 방법인 듯하다. 영화의 내용 자체는 어렵지 않다. 북한에서 테러가 일어나 특작원(정우성)이 치명상을 입은 북한 1호(김정은)를 차에 싣고 개성공단 공순이 두 명과 함께 남한으로 내려오는 내용이다. 여느 영화처럼 초반에 인물관계가 쏟아져나와 복잡하고 정신이 없을 줄 알았는데, 영화가 전개됨에 따라 군더더기 관계들은 자연스럽게 정리되고 큰 역할들이 주를 이루었다. 


  영화를 보다가 반가운 장면이 있었다. 망향비빔국수 식당에서 주인공 두 명이 국수를 먹는 장면이 있었는데, 내가 군대 시절 갔었던 곳이라 무척 반가웠다. 내가 가봤던 곳은 연천에 있는 본점이었다. 매운 음식을 잘 못먹는 나에겐 그 국수가 너무 매웠다. 그래서 만두를 같이 시켜 먹고, 나오면서 천 원짜리 식혜를 한 잔 마시면 그보다 행복할 수가 없었다. 국수 한 그릇에 오 천원이면 싼 가격은 아니지만, 음식 전통과 맛, 그리고 손님의 만족도를 생각하면 하나도 아깝지 않은 가격이었다. 영화를 보고나서 인터넷에 검색을 해보니 고맙게도 망향비빔국수가 체인점이라는 걸 알게됐다. 가깝진 않지만, 또 같은 맛은 아니겠지만 조금 나가면 그 국수를 먹을 수 있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아졌다. 조만간 가봐야겠다.


  영화의 연출은 중반까지는 정말 좋았다. 결말도 그정도면 깔끔한 편이라는 생각이다. 하지만 인물이 남과 북을 넘나드는 과정을 너무나도 쉽게 표현했고, 절정의 상황에서 인물들의 중요한 행동이나 대사가 다소 힘없이 풀려버린 느낌을 받았다. 139분의 런닝타임에서 한 시간 반 정도 되는 시간을 이 장면을 위해 견고하게 쌓아올렸지만 허무하게 끝나버렸다. 결말의 깔끔함이 없었다면 영화의 평점은 매우 낮았을 것이다. 또한 <의형제>나 <공조>와 같은 영화에서도 그렇듯 북한 공작원을 잘생긴 더벅머리에 종종 엉뚱한 행동을 보이는, 그리고 남한의 문물을 모르지만 아는 척하는 캐릭터로 그려내는 게 재미는 있지만 신선하지 못하다는 생각이다. 그럼에도 그것을 관객들이 잘 눈치채지 못하는 이유는 그것들을 모두 덮어버리는 배우의 외모와 연기력 때문일 것이다. 평점은 10점 만점에 6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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