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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무 살이 된 이후로 계속 알바를 했었다. 군대 가기 전엔 비비큐 치킨 홀서빙, 호텔 레스토랑 주방을 했었다. 비비큐 치킨은 여름 방학에 했었는데 사장님이 나를 좋아하셔서 겨울에도 불러주셨다. 최저 시급이었지만 동네에 마땅히 할 만한 알바도 없었고, 구하기도 귀찮아서 그냥 했던 기억이 난다. 호텔 레스토랑은 너무 힘들어서 하루 하고 관뒀다. 제대 후엔 족발집에서 홀서빙을 했는데, 못된 사장을 만나 한 달만에 그만 뒀다. 그리고 pc방에서 5개월 정도 일을 했는데, 알바 중에선 꽤나 오래 했던 경력이었다. 밤을 새야 한다는 단점 말고는 크게 일이 어렵거나 하진 않았다. 한 가지 의문점은 퇴근 전 금고 정산을 하는데, 꼭 백 원 단위의 돈이 모자랐다. 그래서 우스꽝스럽게도 출근할 때 동전을 넉넉히 들고 갔던 기억이 난다.


  휴학을 하고 지금 하고 있는 알바가 동전노래방인데, 정말 편하다. 지금도 노래방 컴퓨터로 글을 쓰고 있다. 손님이 나가면 방을 정리하고 방이 다 차면 순서대로 손님을 안내하는 게 거의 전부다. 잔돈을 바꿔드리고, 마감 청소를 신경써서 해야 한다는 점 이외엔 크게 스트레스 받을 일도 없다. 한 가지 어려운 건 야간 열 시가 되면 미성년자 출입이 금지돼 신분증 검사를 해야 하는데, 그 융통성을 발휘하는 기준이 애매하다. 처음엔 예외 없이 전부 검사를 했는데, 손님들 반발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래서 얼굴을 보고 어려 보이는 손님들을 위주로 검사하기 시작했다. 경찰 단속에 걸리면 2백 만원의 벌금과 영업정지까지 당한다고 하니 검사를 철저히 하지 않을 수는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딱 봐도 성인인 사람들을 신분증을 소지하고 있지 않다는 이유만으로 출입을 거부하는 건 너무 꽉막힌 것 같다.


  노래방은 새벽 두 시에 끝난다. 낮에 서핑을 하다 우연히 재택 근무 알바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특정 시점 이전에 만들어진 일정 갯수 이상의 포스팅이 있고 일 평균 방문자 수가 40명에서 50명 정도 나오면 자격 요건을 갖추게 된다. 지원을 하면 아무 의미 없는 단어를 포스팅하게 해 네이버에 검색 상위 노출이 되는지 확인하고, 통과 여부를 알려준다. 통과하게 되면 입사 완료. 업체에서 원고와 사진을 주고, 순서도 모두 텍스트 또는 워드 파일로 알려준다. 나는 내 개인 블로그에 그걸 그대로 옮겨서 올리기만 하면 된다. 업체에 따라 상위 노출이 안될 시 금액이 차감되는 경우도 있고, 보너스를 주는 경우도 있다. 1월 초부터 시작한 그 알바가 한 달째 되어 가고 있다. 하루 두 개에서 세 개 정도 포스팅을 하고, 한 달을 벌었더니 60만원 정도의 수익이 발생했다. 갑 측에서는 개인이 작성한 것처럼 포스팅 된 광고를 저렴한 가격에 내보내고, 나는 집에서 클릭 몇 번으로 돈을 번다. 서로 수지 맞는 장사다. 


  한 가지 걱정 되는 건, 포스팅 알바를 했던 다른 사람들의 경험담에 의하면 블로그가 저품에 걸릴 확률이 매우 높아진다는 것이다. 그래서 오래 할 수 없는 일이라고 한다. 한 번 저품에 걸린 블로그는 어떤 글을 써도 검색 시 10페이지 이하로 밀려나고, 일 방문자 수도 10명 이하로 줄어든다고 한다. 나는 개인 블로그에 크게 미련이 없어서 저품에 걸린다고 해도 손해볼 건 없지만, 알바를 더이상 할 수 없다는 게 아쉬울 따름이다. 어쨌든 되는 데까진 해봐야지. 목표는 200만원을 모아 부모님께 용돈을 드리는 것이다. 모두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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