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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휴학을 한 학기 더 하기로 결정한 후 대전에 내려왔다. 일단 집을 떠나면 뭐라도 할 것 같아 무작정 내려왔다. 사실 무작정은 아니고, 택배로 조립식 컴퓨터 부품을 모두 주문해놓은 상태였다. 컴퓨터를 처음부터 끝까지 내 손으로 조립했다. 조립을 모두 마쳤는데 전원이 들어오지 않아 잠시 당황했지만, 결과적으로 컴퓨터는 잘 켜졌다. 삼성도 LG도 아닌 내가 조립한 컴퓨터라서 애정이 생긴다. 아쉬운 점이라면 컴퓨터 본체가 너무 커서 책상의 컴퓨터 본체 넣는 공간에 들어가지 않아 어쩔 수 없이 내가 앉는 공간에 두었다. 그래서 공간이 조금 작아졌는데, 책상을 이리저리 밀어 보니 다시 넓어졌다. 자취방에서 옵션으로 있었지만 거의 보지 않았던 TV를 모니터로 연결해서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 해상도가 FHD도 되지 않고(1366X768), 크기도 33인치로 너무 커서 24인치 중소기업 모니터를 새로 구입했다. 알바비로 170만원 정도를 받은 상태라 아직까지는 이런 지름에도 큰 출혈이 없다고 생각되지만, 그래도 돈이 턱턱 나가는데 기분이 좋지만은 않다.


2. 8년 동안 사용해오던 삼성 노트북 sens rc520 모델의 파일들을 컴퓨터로 옮기려는데, 좀 빠르고 간편한 방법이 없을까 생각을 해봤지만 네이버 클라우드 이외의 묘책이 떠오르지 않는다. 처음엔 랜선을 각각 컴퓨터에 꽂으면 어떻게 되지 않을까 생각했었는데, 랜선은 데이터 케이블이 아니라 인터넷 케이블이었다. 그걸로 파일을 옮기기엔 무리가 있다. 한 공유기를 사용하는 환경 안에서는 어떻게 된다고 하는데,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너무 어렵다.


3. 알바를 구해야 하는데 좀처럼 마음에 드는 알바가 없다. 이전에 하던 동전 노래방은 정말 쉽고 좋았다. 내 시간도 있고, 청소만 하면 되니 적성에도 맞았다. 아무래도 내가 제일 잘 하는 일은 청소가 아닌가 싶다. 사장님도, 낮 시간 알바생도 내 청소실력을 칭찬했다. 하지만 청소 잘 하는 걸로는 내가 원하는 삶을 살기 힘드므로 내 장래희망과는 연결되지 않는다. 여튼 재택 알바를 하다 보니 육체적인 피로가 쌓이는 일은 더 피하게 된다. 쉽게 번 돈은 쉽게 쓴다. 하지만 그렇다고 굳이 어렵게 벌 필요도 없다.


4. 대전에 내려왔고 휴학도 한 학기 더 했으니 이제 본격적으로 공부를 해야 한다. 내가 한 학기 휴학을 추가로 한 이유도 이것 때문이었다. 공무원 준비를 제대로 하고 싶었다. 공단기 프리패스를 구입해서 6개월 간 제대로 해보고 싶다. 프리패스가 1년 짜리에서 6개월 짜리로 바뀔 줄 알았다면 그 전에 구입하는 건데, 급하지 않게 생각한게 오히려 손해를 보았다. 그래도 그 가격에 모든 과목을 들을 수 있다는 건 행복이다.


5. 부모님이 나를 챙겨주시는 것과 걱정어린 마음이 내게는 부담이 된다고 생각한다. 복에 겨워 그러는 것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으나, 마음과는 다르게 행동은 항상 퉁명스럽게 나온다. 부모님이 물어보시는 것에도,  이야기를 하는 것에도 늘 밝게 대답하지는 않는다. 어렵다. 인간 관계가 인생에서 제일 어렵고, 그 중에서 제일 어려운 게 가족관계다. 동생과도 언제 화해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평생 할 수 없을 지도 모른다. 부모님이 가장 원하는 게 싸우지 않는 건데, 나는 부모님을 생각한답시고 동생과 싸우고 있다.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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