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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 4일 목요일에 민수를 보내고 하루가 지난 금요일, 엄청난 외로움과 공허함에 민수에게 전화를 걸었다. 민수의 다정함에 눈물이 나왔다. 민수에게 모든 걸 털어놓았다. 솔직히 말해 아쉽고 외롭고 보고 싶다고 했다. 민수는 미안하다고 했고, 어떻게 위로해줄지 잘 모르겠다고 했다. 민수가 내 말을 들어주고 있다는 걸로도 내겐 큰 위로가 되고 있었다.

  민수는 문득, 내게 부산에 오는 기차를 예매했냐고 물었다. 나는 장난기가 발동하여 그렇다, 고 했다. 그러자 민수가 다급한 말투로 하지 말라고 했다. 그러더니 다음날 본인이 대전으로 가는 SRT를 예매했다고 하는 것이다. 내가 우울해하고 외롭다고 해 가만히 둘 수 없어 대전에 오는 것이라 했다. 나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오전 6시 30분, 대전역에 민수가 내렸다. 너무나도 사랑스러운 모습과 밝은 표정의 민수는 피곤한 기색 하나 없이 내게 안겼다. 행복해 눈물이 나왔지만 민수 앞에서 숨기고 싶었다. 동네 김밥집에서 김밥 세 줄을 사고, 빵집에서 빵을 사고, 마트에서 인스턴트 우동을 구매해 집으로 와 아침을 먹었다. 사랑스러운 민수는 여전히 복스럽게 음식을 먹었다. 

  밥을 먹고 잠깐 함께 잠이 들었다가, 빗소리를 들으며 영화 두더지를 함께 봤다. 혼자 볼 땐 멋있는 영화라고 생각했는데, 민수와 함께 보니 처음 봤을 때보단 많이 별로였다. 시간이 좀 아깝다고 생각했다. 민수와의 시간은 한정되어 있으니까...

계속 함께 이야기를 나누다, 육회비빔밥을 사주고 싶어 육 앤 회에서 육회비빔밥을 먹었다. 살짝 매운 것을 민수는 딱 좋다고 했다. 저녁을 먹고 나와선 학교 정문쪽으로 걸어가 사범대를 들러, 기숙사 가는 오르막길을 올라 문대 쪽문으로 나왔다. 오다 문득 코인 노래방에 가지 않겠냐고 해서 노래방에 갔다. 

  자취방에 오고 나서 민수는 조금 피곤했던 모양이다. 10분만 같이 자기로 하고 잠이 들었는데, 기차 시간이 다 될 때까지 깊게 잠이 들었다. 중간에 몇 번 깨긴 했는데, 이내 다시 잠이 들었다. 피곤해 보이기도 했지만 곤히 잠들어 있는 민수를 도저히 깨울 수가 없었다.

  민수를 대전역에 데려다 주고 오는 길, 더이상 외롭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민수를 절대 놓치고 싶지 않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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